농사를 지으면 다르게 살 줄 알았다.
아버지는 자동차 공업사를 하신다. 그 직업은 남의 차가 고장이나거나 사고가 나야 일거리가 생긴다.
우리 몸을 고쳐주는 의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버지를 포함해 모든 직업군들이 악의적인 마음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슬픈 직업이라 생각했고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농사를 지으면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인 사람이든, 몸이 아픈 사람이든 마음이 아픈 사람이든 좋아하며 건강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했었다.
하지만 실제 농업도 산업이었다.
몇 년간 지어오면서 농산물시장에 보내면 오는 문자, 또는 일찍 마을에 붙는 종이쪼가리에 이름과 가격에 웃다 울다 한다.
그것을 판가름 짓는 것 중에 하나가 날씨이다.
벌써 천안에 사는 분이 침수현장을 SNS에 올렸고 슬픈 소식을 전해왔다. 그래서 뉴스를 검색하던 사이 동네분에게 전화왔다.
‘상추 다 심었나요?’
지난 해였나, 대전 지역은 천안과 청주가 비 피해를 보고나면 대전 채소값이 말도 안되게 올라 동네사람들이 그림자도 웃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 역시 공급량이 많으면 어쩔 수 없이 가격이 떨어지므로 다른 사람들의 농사가 풍년이어도 기분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저녁 전 들려왔던 두 소식이 장마의 꿉꿉함보다 기분을 찝찝하게 한다.